십이운성(十二運星), 명리학의 또 다른 이해

 

   십신이 개인의 운명 해석에 중요한 골격을 이루고 있는 한편, 십이운성은 명리학을 더 폭넓게 이해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십이운성은  천간과 지지가 만났을 때 천간 에너지의 강약 상태를 보는 방법입니다. 이를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입하여 열 두 단계로 표현한 것입니다. 열두 단계는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나타낸 절(絶)부터 시작해서 어머니의 몸에서 잉태되다가 태어나 자라고 병들고 쇠하여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윤회를 나타냈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포태법이라고 합니다.  일본 명리학(추명학)의 권위자인 아베 다이장은 "십신이 명리학의 뼈대라면 십이운성은 보조적인 지위를 갖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십이운성을 인정하지 않는 학파도 있지만, 명리학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십이운성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십이운성을 해석할 때는 일간을 기준으로 지지의 년지, 월지, 일지와의 관계를 해석합니다. 최근에는 휴대폰의 만세력 앱에서 자동으로 계산되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생로병사 에너지의 속성 

십이운성은 사주팔자 주인의 십신이 운용되는 에너지를 나타내며,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배기량에 해당합니다. 십신이 음양오행을 중심으로 천간지지로 나타나는 우주의 코드로 표현된 것이라고 한다면, 십이운성은 탄생부터 시작해서 생로병사를 겪는 에너지의 속성을 나눈 것입니다. 태어나서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 중에, 육체의 힘은 미약하다가 세졌다가 다시 쇠약해지며, 정신적인 힘은 역시 어떤 면에서는 강해졌다가 어떤 면에서는 약해졌다가를 반복합니다. 이렇게 인생의 여정 속에서 겪는 기운의 부침은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십이운성은 십신과 결부되어 해석할 때 그 성질이 정확히 발휘됩니다. 십이운성 자체의 해석에만 매몰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십이운성의 열두 단계 

 

천간은 싹이고 지지는 뿌리이기 때문에, 뿌리가 없으면 싹은 자랄 수 없고 뿌리가 튼튼해야 싹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한 뿌리라고 해도 그것이 자라는 힘을 십이운성이라 할 수 있으며 이 힘은 사주의 주인인 개인이 출생하면서 죽기까지의 단계입니다. 

 

• 절(絶)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환생의 시기이며 절연하고 리셋을 의미합니다. '끊어진다'라는 뜻의 한자어이기 때문에 끝을 떠올리기 쉽지만 '전환의 힘'을 의미하고 '결단'을 의미합니다. 절은 자기 극복의 힘을 나타냅니다. 
• 태(胎)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입니다. 시작과 희망이며 가능성이 응집된 상태이고 이상주의를 상징합니다. 월주에 태가 있으면 총명하고 문재가 태어납니다. 태는 유년기에 허약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 청년기 이후 건강함을 유지합니다. 
• 양(養) 태아가 여성의 자궁 안에서 자라는 기간으로 양육과 육성을 뜻합니다. 심리적으로는 여유만만하고 의리, 안전, 낙천적임을 뜻합니다. 양은 십신 중에서는 정관을 만났을 때 가장 안정적이며, 비겁을 만나면 이별수, 사별수가 있어 좋지 않습니다. 
• 장생(長生)  장생은 탄생, 후원을 핵심 키워드로 하며 성장과 발전입니다. 보호본능과 자유로움을 의미하고 장생을 가진 이들은 부모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장남과 장녀가 많고, 장남 장녀가 아니더라도 집안에서 장남과 장녀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생은 십이운성 중에 묘 그리고 제왕과의 관계가 좋습니다. 
• 목욕(沐浴)  목욕은 유년기로 주목성, 호기심, 급속한 성장의 기운입니다. 예술적 감수성과 재능, 사교성, 외교력의 특징을 갖습니다. 목욕은 어린아이가 사리 분별을 못하듯 일반적 사회규범을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워하긴 힘들지만 불필요한 호기심으로 자칫 자신을 망가트릴 수 있습니다. 
• 관대(冠帶) '사모관대'를 쓴다는 말처럼 아이가 커서 육체적 성장이 완성되는 10대 후반의 시기를 관대라 합니다. 소년기이며 성장하나 미숙하고 진취적이고 성취욕이 있고 때론 독선적이고 독단적입니다. 관대는 힘이 좋고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입신양명하는 힘이 있습니다. 
• 건록(建祿) 건록은 '건강하다'라는 뜻의 건과 '녹봉'을 뜻하는 록이 합쳐진 말로, 성숙한 인간이 본인의 능력과 기운으로 성과를 이루는 자수성가의 기운을 뜻합니다. 건록이 강한 사람은 집 밖으로 나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감이 강하고 사교성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 제왕(帝王)  제왕은 십이운성 가운데 가장 센 힘입니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인간 생의 정점에 이르는 시기이며, 독립적, 권력욕, 최고를 추구하는 기운이며 독단과 독선으로 고독하고 오만하여 가족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쇠(衰) 쇠는 정점을 지나 장년기에 접어들어 은퇴를 고려하는 시기입니다. 서산으로 지는 해의 고독함이 있으나 제왕의 고독과는 달리 성숙한 인식에 이르는 고독함이며 외유내강, 노련함을 의미합니다. 쇠는 절, 목욕, 건록과 만나면 좋으며 건록이나 제왕을 끼고 있으면 중년 이후 악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연지와 월지에 쇠가 있으면 유년기 때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 병(病)  쇠하고 나면 병이 찾아옵니다. 노년에 병이 드는 시기입니다.  연주에 병이 있는 경우는 살면서 병으로 큰 고초를 ㄱ겪는 일이 있습니다.  병은 타인에 대한 동정심과 배력심이 크고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리는 공감능력이 뛰어납니다. 활인업이 어울리며, 육체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보다는 효율성을 추구하게 됩니다. 병은 배우자의 운이 좋긴 한데 초혼보다는 재혼의 성공률이 높습니다. 
• 사(死) 사는 움직임을 멈춘다는 것이며 정지(Stop)의 운성입니다. 수행하고 정진하며 제한된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하는 일에 어울립니다. 사교적인 일보다는 전문적인 분야에 유리하고 예술, 기술 분야에 잘 맞습니다. 십신 중에서는 사오간과 만나면 글을 쓰는 작가나  보석 등을 세공하는 장인, 세밀한 수술을 하는 집도의 같이 정밀한 작업에 집중하는 직업이 좋습니다. 
• 묘(墓) 사람은 생로병사를 거치면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묘는 격리, 집중, 수집의 힘으로 저축의 힘이 있습니다. 묘는 모든 것을 계획하는 철두철미함이 있고 대기만성형이 많습니다. 묘가 연주에 있으면 가문을 일으킬 정도의 큰 잠재력이 있으며, 일주에 묘가 있다면 의도와 취향을 알 수 없는 면이 있어 매력적으로 보일 수 도 있으나, 견제와 견책을 받을 경향도 있습니다.  묘는 인간계와 결별하는 힘이므로 묘가 2개 이상 있으면 만년의 고독이 있습니다. 미리 중년부터 주변에 사람을 모아서 외롭지 않게 대비하는 게 좋습니다.